다음 계속되는 자료는 이인섭과 심영자 공저의 『우리말 고운말1, 2』를
정리하여 자료를 일부 편집하였습니다
우리말 바로쓰기 1 |
자그마한 규모로 물건을 벌여놓고 파는집을 가게라고 합니다. 가게'는 원래 한자말 '假家'로부터 온 말입니다. '가가는 임시로 지은 집이란 뜻인데, 옛날에 거리에 임시로 지은 집에서 물건을 판 데서 연유합니다. 일반인에게도 물건을 팔았지만, 주로 관청에 물자를 공급하던 상점으로 가장큰 것은 전(廛), 그 다음이 방(房), 그 다음이 가가(假家), 제일 작은 것이 在家ㅇ입니다. '전'은 종로에 있던 선전(繕廛)·면포전(綿布廛)·면주전(綿紬廛)·지전(紙廛)·저포전(苧布廛)·내외 어물전(內外魚物廛)을 이르는 말이고, '재가'는 위의 육전에서 파는 물건을 자기집에서 팔던 일을 가리킨 말입니다. ※ 대화(부부간) ※ ※ 여러분 잠깐만! ※
'가든지 말든지'나 '가든지 오든지'나 모두 선택을 나타내는 말입니다. 행위자가 어떤 행위를 하거나 말거나 상관이 없다는 태도도 있고, 어떤 행위를 해도 좋고 다른 행위를 해도 좋다는 선택의 뜻도 있습니다. ※ 대화(주객간) ※ ※ 여러분 잠깐만! ※ '비난을 받더라도 나는 신념에 살겠다.'와 같은 경우 '받더라도'를 흔히'받드라도'로 발음하는 일이 있습니다. "빠르다손치더라도 제트기만큼이야 빠를라고." 할 때 역시 '빠르다손치드라도'로 발음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선택이나 무관의 뜻을 지닌 '-든지'를 제외하고는 '-더'형으로 통일하기로 했기 때문에 '-더라도', '-더라손치더라도'라고 해야 옳습니다.
음식 맛을 나타내는 말이 국어에 크게 발달되어 있음은 익히 알려진 사실입니다. 달고, 쓰고, 짜고, 싱겁고, 맵고, 시고, 텁텁하고, 개운하고, 떫고 등이 다 맛을 나타내는 말인데 그들의 대부분은 어감에 따라 수많은 유의어들을 갖고 있습니다. 예컨대, '쓰다'같은 경우 쌉쌀하다, 씁쓸하다, 쌉싸래하다, 씁쓰레하다, 쓰디쓰다, 씁쓰름하다, 쌉싸롬하다 등이 있고, '시다' 도 시금하다, 시큼하다, 새금하다, 시금털털하다, 시디시다 등이 있습니다. * 대화(부부간) * '재미'는 자양분이 많고 좋은 맛이란 원뜻에서 변하여 아기자기하게 즐거운 기분이나 흥취란 뜻으로 변하였기 때문에 표준어로 인정했지만, '가미'는 그와 같은 의미의 변화가 없기 때문에 '개미'를 표준어로 인정하지 않은 것입니다.
'갈매'란 갈매나무의 열매를 가리키기도 하고, 짙은 초록빛 즉, 심록색(深綠色)을 가리키기도 합니다. 팥알만큼씩 둥글둥글한 갈매나무 열매가 갈매빛 염료로 쓰이기 때문입니다. 갈매나무는 골짜기나 개울가에 흔히 자라며, 키는 2m쯤 되는 작은큰키나무입니다. 5월에 꽃이 폈다 지면 열매가 열려 9월에 검은 빛으로 익게 됩니다. '갈매빛'과 '쪽빛'이란 말이 들어가 있는 詩句를 한 연씩 읽어 보십시오. 가난이야 한낱 襤樓에 지나지 않는다. 靑山이 그 무릎 아래 芝蘭을 기르듯 창망한 물굽이에 * 대화(부부간) * * 여러분 잠깐만! * 아비보다 낫다(勝於父) 란 것을 나타내는 속담으로 '개천에서 용났다.'란 것이 잇습니다. 미천한 가문에서 훌륭한 인물이 나왔다는 뜻에서 하는 말입니다. 荒山出俊鳥, 荒野出俊馬 도 다 같은 뜻으로 쓰는 말입니다.
요즘 유행하는 가요 가운데 '강남멋장이'라는 노래가 있습니다. * 대화(부부간) * * 여러분 잠깐만! * '풍가쟁이'가 옳습니다. 이 속담은 여러 사람이 모여 들어서 저마다 적당한 구실을 붙여 한 사람으로부터 돈이나 물건을 받아갈 때 쓰는 말입니다. 즉, 장꾼을 모아 놓고 풍각쟁이, 거리의 음악사라고 할 수 있는 사람이 풍류 소리를 내고 돈을 얻는것인데, 구경꾼보다 풍각쟁이가 더 많으니까 여러 사람이 한 사람으로부터 돈이나 물건을 받아가는 형국이 된 셈입니다. 그야 어떻든, 이 속담에 나오는 풍각쟁이는 전문적 음악인이 아니기 때문에 '풍각쟁이'라 함이 옳습니다.
'개꼬리'와 '게꽁지' * 대화(부부간) * * 蘇若蘭 : 옛날 중국의 聞見 넓고 글 재주가 있었던 賢妻. 回文詩를 지어서 싸움터에 나간 남편을 무사히 돌아오게 하였음. * 여러분 잠깐만! *
엉클어진 일의 내용에서 가려내는 옳음과 그름을 '경위'라고 합니다. "경위가 밝다.", "경위가 바르다.", "경위를 따져가며 타이른다."처럼 쓸때의 '경위'입니다. 이 '경위'는 한자로서 涇渭라고 쓰는데, 중구의 經水의 강물은 탁하고 渭水의 강물은 맑아서, 맑음과 흐림의 구별이 뚜렷하다는 데서 사리의 옳고 그름을 가라 낸다는 뜻으로 쓰이게 된 말입니다. '경위'는 한자로 經緯라고 쓰는 것도 있습니다. 날과 씨를 나타내는 말이지만, 일이 진전되어 온 경로나 경과를 나타내는 말로 쓰리기도 해서 앞서 말한 涇渭와 다소 혼선을 일으키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렇게 된 경위나 들어봅시다.", "어떻게 해서 이리 되었는지 경위나 알아봅시다."처럼 씁니다. 그러나 이 두 말은 소리는 같지만 어언상으로 다른 말이므로 혼동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합니다. 앞서 말씀드린 '경위'는 변해서 '경오'로 많이 쓰입니다. "경오가 밝다", "경오가 그렇지 않니?"처럼 쓰이는데, 요즘에는 '경우'라고 하는 일이 흔합니다. 그러나 우리 사전에서는 아직 '경우'는 인정하지 앟고 있습니다. 따라서, 어떤 조건 아래서의 형편이나 사정을 나타낼 때의 '경우'와 복잡한 내용의 옳고 그름을 가려내는 때의 '경위'혹은 '경오'는 구별해서 사용하여야 하겠습니다. * 대화(부부간) * * 여러분 잠깐만! * '사리에 밝다'란 말은 사물의 이치에 대해 막힐 데 없이 잘 안다는 뜻이므로 고도의 지식인임을 나타내는 말입니다. 그러나 '경위가 밝다'란 그런 고도의 지식이 없어도 인간으로서의 할 도리를 잘 행동화할 때 쓰는 말입니다. '시비를 가린다'란 말은 잘잘못을 따진다는 뜻이어서 비판적 성격을 띤 말입니다.
요즘은 "아들딸 구별 말고 하나만 낳아 잘 기르자."는 세상이라 외아들이나 외딸을 둔 가정이 점점 늘어가는 형편이어서 무남독녀 외딸이란 말은 흔히 들을 수 있어도 '고명딸'이란 말은 듣기 어렵게 되었습니다. 오늘과는 달리 옛날에는 자식들이 제 먹을 것은 타고난다면서 많은 자식들을 낳고 길렀습니다. 그런 시절에 아들 많은 집의 외동딸을 '고명딸'이라 일컬었습니다. '고명'이란 말이 음식의 빛깔이나 맛을 돋우기 위해서 음식 위에 보기좋게 뿌리거나 얹어 놓는 양념류를 통틀어 일컫는 말이었기 때문에 사내애들 틈에 양념으로 둔 딸이라 하여 '양념딸'이라고도 불렀습니다. 그러나 '양념딸'은 표준어로 인정을 못받고 '고명딸'이 표준어로 인정되었습니다. "네 형제를 가진 집의 고명딸"이라든가 "고명딸을 밖에 내보낸 어머니처럼 마음을 놓지 못한다"고 쓰는 것을 보면 고명딸이 얼마나 귀염을 받았는지는 가히 짐작할 수 있을 것입니다. * 대화(부부간) * * 여러분 잠깐만! * '외동딸'에 '고명딸'의 뜻도 있지만, 무남독녀라는 뜻으로도 쓰기 때문에 완전동의어가 아닙니다.
돌잔치, 회갑잔치 또는 제사 지내기 위해 상차림한 것을 많이 보셨을 것입니다. 떡, 과자, 과실 따위를 그릇에 차고차곡 쌓아 올려서 높다랗게 괴어 놓아 풍성한 느낌을 자아냅니다. 색색의 조과를 모양 좋게 쌓아 올린 솜씨도 그럴 듯하지만, 잣과 같이 알이 작은 열매를 일일이 실에 꿰어 그것을 높이 괴어 올린 모습을 보면 공이 얼마나 들었을까 감탄을 금치 못합니다. 요즘에는 모양만 내기 위해서 가운데는 비우고 둘레에만 과자나 과실 따위를 풀로 붙여서 눈가림을 한 것이 많고, 그런 모조품을 팔거나 대여하는 곳도 있는 줄 압니다만, 예전에는 며칠씩 굄질을 잘 하는 사람이 애써 만들곤했습니다. 그처럼 굄질하는 일이나 굄질하여 놓는 모양새를 '굄새' 또는 '고임새'라고 합니다. 잔칫상이나 젯상을 푸짐하고 아름답게 꾸미기 위한 정성과 나중에 그것을 풀어 먹게 될 일꾼들의 구미를 위해 알차게 꾸미는 뜻도 있습니다. 이 '굄새' 또는 '고임새'는 '괴다' 또는 '고이다 '란 동사와 관련이 있습니다. 종래에는 '괴다'를 표준어로 삼았기 때문에 '굄새', '굄질'만이 표준어였고, '고임새', '고임질'등은 비표준어였습니다만, 이번 표준어 사정에서는 이들을 복수표준어로 인정하게 되었습니다. 다시 말씀드리면 '괴다' '고이다', '굄새', '고임새'등이 다 표준어로 인정되었습니다. * 대화(부부간) * * 여러분 잠깐만! * 표준어 규정 제 18항에 보면, '꾀다' : '꼬이다', '쐬다' : '쏘이다', '죄다' : '조이다', '쬐다' : '쪼이다' 등이 있습니다.
[골란]이란 말은 몹시 딱하고 어렵게 된 일이나 그러한 상태를 나타내주는 말입니다. "곤란한 사정에 처했다."라든가, "생활이 곤란하다."처럼 쓰이는 말입니다. [골란]은 명사고 [골란하다]는 형용사인데, 형용사 형태로 많이 쓰입니다. * 대화(동료간) * * 여러분 잠깐만! * [도량]이라 할 때는 불도를 닦는 깨끗한 곳이란 뜻으로 쓰는 불교용어로서 속음에 해당합니다. [도장]이라 할 때는 무예를 닦는 곳을 이르는 말입니다.
몹시 시장하거난 구미가 당길 때에는 음식을 곱빼기로 시켜먹고, 반대로 양보다 맛으로 조금만 먹고 싶을 때에는 맛빼기로 주문을 합니다. '곱빼기'란 두 그릇의 양을 한 그릇에 담은 분량을 나타낼 때, 또는 어떤 일을 계속해서 두 번 거듭하는 것을 나타내는 데 쓰는 단어입니다. 그러나 일정한 거리를 두 번 세 번 거듭하여 왕래할 때는 '고팽이'란 말을 쓰기도 합니다. 예컨대, 학교까지 두 번 왕복하였을 때, "학교까지 두 고팽이나 하였다."라고 말하는 것입니다. 원래 '고팽이'란 말은 새끼나 줄 따위를 사리어 놓았을 때 그 한 돌림을 세는 단위입니다. 이 '곱빼기'란 단어는 전에는 '곱배기'라고 표기하고 '맛빼기' 역시 '맛배기'로 표기하여 왔습니다. 그러나 이번 새 한글 맞춤법에서는 다른 형태소 뒤에서 [빼기]로 발음되는 것은 모두 '빼기'로 적기로 하였기 때문에 '곱빼기', '맛빼기'로 적어야 옳습니다. * 대화(주객간) * * 여러분 잠깐만! * 한 형태소 내부냐 다른 형태소 다음이냐의 차이입니다. 쉽게 말하면 '뚝배기'는 '뚝'과 '배기'의 두 요소로 나누어지지 않고, '언덕빼기'는 '언덕'과 '빼기'로 나누어질 수 있는 단어입니다. 다시 말하면, '뚝'에는 뜻이 없기 때문에 '뚝배기'는 한 형태소로의 단어이고, '언덕빼기'는 두 형태소로 된 단어라는 점에서 구분 표기한 것입니다.
우리나라도 산업사회로 발돋음하면서 공해 문제가 늘 관심사로 부각되고 있습니다. 공장 지대에서는 말할 것도 없고, 차량 통행이 많은 곳, 대기 오염을 가속화시키는 고층 빌딩의 매연 등을 규제하고 시설을 보수하도록 지시하는 등 숱한 문제점과 개선책 등이 늘 거론되고 있음에도 우리의 자연은 계속 오염되고 있을 뿐입니다. 이럴 때 '공해에 찌든 자연'이란 표현을 자주 하게 되는데, '찌든'이란 말의 의미를 더 분명히 하고 싶어서인지 '공해에 찌들은'이라고 표현하는 경우를 흔히 보게 됩니다. 이와 같은 현상은 '찌들다'의 경우만이 아니라 '거치른 타올', '나르는 궁전'과 같이 '거칠다', '날다'와 같은 용언들도 잘못 활용하고 있음을 보게 됩니다. 이들 용언들은 소위 'ㄹ'불규칙용언들로서 관형사형으로는 '찌든은, 거칠은, 나르는' 등은 틀린 말입니다. * 대화(부부간) * *여러분 잠깐만! * 원칙적으로 어간의 'ㄹ'이 'ㄷ, ㅈ, 아' 앞에서 줄지 않는게 원칙이나 관용상 'ㄹ'이 줄어 굳어진 형태는 준대로 적기로 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이런 준 형태가 문어체 명령형에서나 간접인용에서는 '말라'로 사용되기도 합니다.
우리 생활은 과학 문명의 혜택으로 넉넉하고 편하게 개선되고 있으며, 생활용품들도 옛날의 그것들과는 비교도 안 되게 재질면에서난 기능면에서 아주 훌룽해졌습니다. * 대화(부부간) * * 여러분 잠깐만! * '보부상'이란 봇짐장수와 등짐장수를 아울러 일컫는 말입니다. 즉, 褓商과 負商을 합친 것이 褓負商입니다.
法句經에 '사랑하지도 말라, 미워하지도 말라. 사랑하면 못 만나서 괴롭고, 미워하면 만나서 괴로우니라.'라는 구절이 있습니다. 사랑과 미움이란 것이 人生(인생)의 집착에서 유래하는 것이고 보면, 무엇에고 깊이 잡착하지 않는 것이 번뇌를 일으키지 않는 것임을 보여 주는 金言이라 하겠습니다. 그러나 한편 人生이 무엇인가, 그리고 또한 사랑하지도 말고 미워하지도 않으면 人生이 얼마나 무미할까 하는 생각도 하게 됩니다. 번뇌를 떨쳐버리고 明鏡止水와 같은 心境에 도달한 부처라면 모를까, 보통 사람들은 희로애락을 싣고 人生을 각축하며, 또한 사랑과 미움을 싣고 人生을 사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 때문입니다. 사랑하는 사람을 못 만나서 안타까워하고, 만나기 싫은 사람을 외나무 다리에서 만나면서 울고 웃는게 人生인데, 이런 모든 것이 없어진다면, 즉, 기복이 없는 평면적 人生이 과연 사는 맛이 있으는지 모르겠습니다. 법구경 구졀 가운데 나온 '괴롭고, 괴로우니라'는 ㅂ불규칙용언입니다. ㅂ불규칙용언은 종래에는 어간에 어미 '아/어'가 연결될 때 모음조화에 따라 선택되는 것이었습니다. 예컨대, '괴롭다'는 '괴로와'가 되고, '무겁다'는 '무거워'가 되었습니다. 그러나 새 맞춤법 규정에서는 '괴로와'도 '괴로워'로 표기하도록 규정하였습니다. 마찬가지로 '아름다와'가 아니라 '아름다워'가 맞는 표기가 되었습니다. * 대화(부부간) * * 여러분 잠깐만! * 그렇습니다. '돕다, 곱다'처럼 모음이 'ㅗ'인 단음절 어간 뒤에만 '-아'가 연결될 수 있기 때문에 '차갑, 아니꼽' 같은 2음절 또는 3음절 어간에는 '-억'가 붙어야만 합니다.
"아이들을 그렇게 교육시키면 안 돼."라든가, "아무개를 구속시킨 것은 큰 잘못이다."와 같은 말을 자주 듭습니다. 그러나 이와 같은 표현은 당연히 "아이들을 그렇게 교육하면 안 돼."라든가 "아무개를 구속한 것은 큰 잘못이다."라고 말해야 옳은 것입니다. '교육하다'는 가르치고 가른다는 말입니다. '가르치다'도 타동사고 '기르다'도 타동사니까 '교육하다'도 타동사입니다. 그러니까 '아이를 교육하다'라고 해야지 '아이를 교육시킨다'라고 할 수는 없는 것입니다. '시키다'는 주체가 남으로 하여금 어떻게 하도록 하는 것을 나타내는 말입니다. 그러니까 자녀를 훌륭한 선생에게 의뢰하여 교육시킬 수는 있어도, 내가 내 자식을 교육시킨다고 할 수는 없는 것입니다. '구속하다'도 마찬가지입니다. 정부가 아무개를 구속한 것이지, 정부가 누구에겐가 그를 구속하라고 시킨 것이 아니라면, '아무개를 구속시킨다'라고는 말할 수 없는 것입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요즘 우리 사회에서는 자동사와 타동사를 가리지 않고 '시키다'를 함부로 붙여 사용하는 경향이 많습니다. * 대화(부부간) * * 여러분 잠깐만! * 바른 말입니다. 소화제가 음식을 소화하게 하니까요. 그러나 "아이들이 배운 것을 소화한다."라고 해야 할 것을 '아이들이 배운 것을 소화시킨다."고 하면 그른 말이 됩니다.
'사리를 구명하다'와 '사실을 규명하다'의 차이점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그러나 '糾明하다'는 살필 糾자와 밝을 明자로 이루어진 말로서 사실을 자세히 따져서 바로 밝힌다는 말입니다. 살 糾자는 어떤 사실 또는 사건을 따져 물음으로써 진실을 밝혀 내고, 그 가치를 평가한다는 특성을 갖는 말입니다. 죄를 따져 묻는 것을 규문(糾問)이라 하는 점을 봐도 '규명하다'라는 말은 어떤 원리나 기능을 밝히는 것이 아니라 어떤 사태·사건의 진상을 밝히고 을 밝힐 때 쓰는 말임을 알 수 있습니다. * 대화(동료간) * * 여러분 잠깐만! * 잘못이나 옳지 못한 것을 폭로하고 공격하는 '규탄'이란 말이 있고, 어떤 일을 꾸미려고 세력이나 사람을 모으는 '규합'이란 말이 있습니다.
우리의 음식은 그 맛과 빛깔이 다양하고, 조리하는 방법에서도 볶고, 지지고, 굽고, 끓이고, 부치고, 무치는 등 다양합니다. 그 중에서도 끓이거나 고아서 먹는 찌개나 국 종류가 유난히 많습니다. 콩나물국, 아욱국, 시금치국, 토란국, 미역국, 김치찌개, 생선찌개, 설렁탕, 갈비탕, 족탕, 곰탕, 육개장 등 부지기수입니다. '국'이란 채소·어류·고기 등을 넣고 물을 많이 부어서 끓인 음식이기 때문에 '국물'이 많은 음식입니다. '국물'이야 '국'에 한한 것이 아니라, 김치나 젖갈, 그 밖의 액체 조미료들도 일종의 '국물'을 지니고 있습니다. 육수 같은 것이 바로 국물에 속합니다. 그런데 '국물'은 지방에 따라 '멀국'또는 '말국'이라고도 합니다. 농도가 진한 국물인 '진국' 또는 '전국'과 대립하여 맑은 국물, 또는 멀건 국물이란 뜻으로 '말국', '멀국'이라 하게 된 것이 아닌가 합니다. 그러나 '국물'이란 뜻으로는 '말국'과 '멀국'은 비표준어이기 때문에 단수표준어인 '국물'만 쓰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 * 대화(부부간) * * 여러분 잠깐만! * 국물을 적게 잡아 맛있고 톡톡하게 끓이라는 말입니다. 고기나 생선 등을 조금 넣고 물을 많이 잡아 끓이면 국물이 묽고 맛이 없게 되나, 바특하게 끓이면 맛이 좋고, 먹는 양이 적어서 부담이 적게 됩니다. 양보다 질이 우선인 셈이지요. '맛빼기'로 끓이라는 것입니다.
남을 거울 삼는다[借他鑑己]는 말에 '귀감(龜鑑)'과 '타산지석(他山之石)'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귀감'이라는 것은 사물의 거울, 본보기, 행위의 기준 등을 뜻하는 말입니다. 거북은 길흉을 점치고 거울은 사물의 그림자를 비친다는 데서 앞서 말한 것과 같은 뜻으로 쓰이게 된 것입니다. '귀감'은 '귀경(龜鏡)'이라고도 합니다. '타산지석'이라는 말은 다른 산에서 나는 나쁜 돌이라도 나의 옥을 갈고 닦는 데에 소용이 된다는 뜻의 말입니다. 남의 하찮은 언행도 자기의 지덕을 연마하는 데 도움이 되며, 악인도 선인의 지덕을 닦는 데 도움이 됨을 비유한 말입니다. 논어 가운데, "세 사람이 길을 가매 반드시 나의 스승이 그 가운데에 있다. 선한 사람을 본받아 따를 것이고, 불선한 사람의 언행을 보고 자기를 바로 고쳐 나갈 것이로다."라는 구절이 있습니다. 전자는 귀감을 삼으란 뜻이고, 후자는 타산지석으로 삼으란 뜻입니다. 이처럼 '귀감'과 '타산지석'은 남을 거울 삼되, 그 내용에 있어서 '귀감'은 남의 좋은 점을 본받으라는 말이고, '타산지석'은 남의 불선도 나를 닦는 거울로 삼으라는 말이기 때문에, 사용에 주의를 기울여야 할 말입니다. * 대화(부녀간) * * 여러분 잠깐만! * '귀감'이라고 해야 합니다. 는 뜻에 따라 음이 달라지기도 합니다. 거북의 뜻일 때는 '귀', 나라 이름일 때는 '구', 터진다의 뜻일 때는 '균'(균열 : 龜裂)입니다.
우리가 흔히 쓰는 말이지만 그 어원을 잘 모르는 말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그런지 그렇지 않으지 분명하지 않은 모양을 나타낼 때 '긴가민가'란 말을 합니다. 예를들면, "오늘이 정씨와 만나기로 한 날인지, 긴가민가해서 단언할 수가 없다." 처럼 쓰는 말입니다. 기억이 분명하지 않을 때, 확실한 판단이 서지 않을 때 이 말을 흔히 쓰게 됩니다. 그런데 이 '긴가민가'라는 부사는 사전에 올라 있지 않습니다. 이 말은 '其然가未然가'라는 원말이 변한 말인데, 그 원말만 사전에 올려 놓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우리의 언어 생활에서는 원말로 쓰이기보다는 '긴가민가'의 형태인 '긴가민가'를 표준어로 삼아야 하고, 사전에도 올려야 할 말이라 생각됩니다. 특히, 이번의 새로운 표준어 규정이 현실 언어를 중시하고 있다는 점을 놓고 보면, '긴가민가'라는 부사와 '긴가민가하다'라는 형용사는 당연히 인정되어야 할 말이라 여겨집니다. * 대화(동료간) * * 여러분 잠깐만! * '그러니말리'는 그러겠느니 말겠느니 하여 의견이 일치하지 않음을 나타내는 부사입니다. '긴가민가'처럼 긍정·부정의 말의 연합으로 이루어진 말입니다. 비슷한 배합으로 이루어진 말로는 '이래저래', '그러나저러나'등이 있습니다.
'깃발'의 발음은 [기빨], [긷빨], 혹은 [깁빨]로도 발음이 됩니다. '깃발'은 사이시옷이 붙은 단어이기 때문에 원칙적으로는 받침법칙에 의해서 [긷빨]로 발음해야 옳지만, [긷빨]의 'ㄷ'이 'ㅂ'을 닮아서 [깁빨]이 되고 다시 'ㅂ'이 탈락해서 [기빨]이 되므로 여러 가지로 발음이 됩니다. 이와 같은 혼동을 피하기 위해 표준 발음법에서는 사이시옷이 붙은 단어의 경우 그 발음을 몇 가지로 규정하였습니다. '깃발'의 경우는 [기빨]을 원칙으로 하고, [긷빨]은 허용하는 것으로 하고, [깁빨]은 허용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깁빨]을 허용하지 않은 이유는 그 자음동화가 필연적이 아니고 수의적인 것이기 때문입니다. 다시 말하면, '문법'을 [뭄뻡], '꽃밭'을 [꼽받]처럼 발음하는 일이 있으나 그것을 표준으로 삼지 않느 것과 같은 이유입니다. * 대화(동지간) * * 여러분 잠깐만! * 그렇습니다. [수쩨/숟쩨], [오짱/옫짱], [우 : 따/욷 : 따], [옫닙따/온닙따]처럼 발음하면 됩니다. 다만, '잇몸'같은 경우 [인몸]이라고 해야지, [임몸]이라고 발음하면 표준 발음이 아닙니다.
친구와 무언가 석연치 않은 이유로 다투었다든가, 그와의 약속을 어겼을 때 마음이 꺼림칙합니다. 또한, 무언가 잘못한 일이 있을 때, 그로 말미암아 어떤 재앙이 있지나 않을까 걱정이 될 때 역시 마음에 꺼림합니다. 마음에 꺼림하거나 꺼림칙한 게 어디 이런 것 뿐이겠습니까? 깨끗지못한 것 같은 음식을 먹었을 때도 탈이나 나지 않을까 께름하고, 꿈자리가 뒤숭숭해도 께름하며, 아이들을 호되게 나무랐을 때도 한쪽으로 꺼림합니다. 말씀드린 여러 경우가 다 마음에 꺼림한, 별로 유쾌하지 않은 경우입니다만, 이 '꺼림하다'란 말이 바로 그런 상황에서의 심리 상태를 나타내는 말입니다. 뉘우치거나 불안한 감정 등이 마음에 걸려서 유쾌하지 않고 마음이 언짢거나 뭉클한 것이 '꺼림하다, 꺼림칙하다', 또는 '께름하다, 께름직하다'입니다. * 대화(부부간) * * 여러분 잠깐만! * '개운하다'라고 합니다. 기분이나 몸이 아주 상쾌하거나 가볍다는 뜻입니다. 이 '개운하다'는 산뜻하고 깔끔한 음식 맛을 낱낼 때도 씁니다. 이 음식 맛의 반대말은 '텁텁하다'입니다.
꼭두각시 놀음은 민속 인형극의 한 가지입니다. 무대 위에 남녀의 여러 인형을 번갈아 등장시키고, 무대 밑이나 뒤에서 인형을 조정하여 동작하게하고, 그 동작에 맞춰 대사를 말하는 연극을 말합니다. 꼭두각시 놀음, 줄타기, 땅재주 등 여러 가지 연희를 하는 사람들을 사당패 혹은 남사당(男寺黨)이라 하는데, 관객을 찾아 여기저기 떠돌아다니며 공연하기 때문에 일종의 유랑극단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들의 연희 중 꼭두각시놀음은 유명합니다. 인형을 조작하여 연극하는 것을 꼭두각시 놀음이라 하는 것처럼, 앞잡이를 내세우고 뒤에서 그를 조종하여 어떤 일을 할 때도, 그 앞잡이를 꼭두각시, 망석중이, 괴뢰(傀儡), 또는 허수아비라 합니다. 이 '꼭두각시'는 얼마전까지 '꼭둑각시'가 표준어였습니다. 그러나 이번 표준어 규정에서 '꼭두각시'가 더 널리 쓰이고 있음을 인정하여 그것을 표준으로 삼은 것입니다. * 대화(존비자간) * * 여러분 잠깐만! * "제가 김아무개올시다."라고 해야 옳습니다. 표준어 규정 제17항에서 '-읍니다'는 '-습니다'로 '-올습니다'로 '-올습니다'는 '-올시다'로 통일했기 때문입니다. '-올시다'란 말을 쓰지 않으려면, "제가 김아무개입니다."라고 해야 합니다.
지하철을 탔을 때, 사람이 너무 많아 꼼짝달싹도 못할 때가 있습니다. 또 갑자기 크게 놀랄 일을 당하였을 때 역시 순간적으로 꼼짝달싹도 할 수 없을 때도 있습니다. 때로는 꼼짝달싹도 안 하고 한 곳에 오랫동안 앉아 있을 때도 있고, 상대방의 권세나 힘에 눌려 꼼짝달싹 못하는 처지에 놓일 때도 있습니다. 이처럼 '꼼짝달싹'이란 말은 '못하다, 아니하다'와 같은 부정사와 함께 쓰여 조금도 움직이지 못한다는 뜻으로 쓰이는 게 일반적입니다. 이 '꼼짝달싹'은 '꼼짝'과 '달싹'의 합성어입니다. '꼼짝'은 둔한 몸집을 작게 한번 움직이는 모양을 나탄내는 말이고, '달싹' 역시 붙었던 것이 약간 들렸다 가라앉았다 하는 모양을 나타내는 말입니다. 그러니까 '꼼짝달싹'은 고정되거나 정지된 상태에서 작고 세게 한번 움직이는 모습을 나타내는 말입니다. 종래에는 '옴쭉달싹'을 표준어로 삼고 '꼼짝달싹'을 비표준어로 처리했던것인데, 이번 새 표준어 사정에서는 그 정반대로 처리가 된 말 중의 하나입니다. 즉 '꼼짝달싹'이 표준어이고, '옴쭉달싹'이 비표준어입니다. * 대화(부부간) * * 여러분 잠깐만! * '흉헙다'가 '흉업다'로, '-읍니다'가 '-습니다'로, '내흉스럽다'가 '내숭스럽다'로, '꼭둑각시'가 '꼭두각시'로 바뀐 것들이 다 그런 예들입니다.
'꽁지'란 날짐승의 꽁무니에 붙은 기다란 깃을 가리키는 말입니다. 길고 아름다운 꽁지깃을 지니고 있는 수탉이나 수꿩을 생각해 보십시오. 특히,장끼의 꽁지깃을 보기 위해 박제로 만들어 장식하고 있는 것을 생각해 보십시오. 만일, 길고 아름다운 꽁지깃을 자랑해야 할 수탉이나 장끼가 꽁지깃이 다 빠진 모습으로 서 있거나 걸어다닌다면 그 모습이 얼마나 추레하고 볼품이 없겠습니까? "꽁지 빠진 새 같다."는 속담이 그런 모습을 여실히 나타낸 말이라고 하겠습니다. * 대화(부부간) * * 여러분 잠깐만! *
'꾀보'라는 말은 두 가지 뜻으로 쓰입니다. 하나는 꾀가 많은 사람이란 뜻이고, 다른 하나는 꾀만 부리는 사람이란 뜻입니다. 전자는 일을 도모함에 있어 계책을 잘 내고 문제를 잘 해결하는 묘한 생각이나 수단을 발휘하는 사람으로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을 만한 사람이란뜻입니다. 그러나 후자는 요리조리 살살 남의 눈치를 보면서 할 일을 아니하거나 어려운 일, 책임질 일을 살살 피하여 제게만 유리하게 행동하는 사람을 가리키는 것이니, 부정적 평가를 받을 만한 사람이라 하겠습니다. 사람들이다 제 멋에 산다고는 합니다만 원만한 인간 관계를 맺고, 남들로부터 신뢰와 존경, 혹은 사귀고 싶어하는 사람이 되려면 꾀를 부리는 사람보다는 꾀가 바른 사람이 되는 게 바람직하지 않은가 합니다. 함께 일할 때 좋은 생각과 방법을 내는 사람, 문제가 생겼을 때 원인을 밝혀 타개책을 내는 사람이라야지, 꾀나 부리며 책임을 회피하는 사람이 되어서야 되겠습니까? 꾀를 잘 부리는 사람이 제 꾀에 넘어가는 일이 많이 있고, 좀꾀를 부리다가 매벌이를 하는 일도 흔하니, 꾀를 쓰거나 꾀를 피우지 말고 제 일을 묵묵히 하도록 해야 하지 않을까 합니다. * 대화(부녀간) * * 여러분 잠깐만! * 거짓으로 병난 체하자니 마음에 고민이 있게 되고, 그러므로 말라 죽겠다는 것이니 凡事에 피하기를 잘 하는 사람을 놀릴 때 쓰는 말입니다.
끈 같은 것의 길지 않은 오래기를 '끄나풀'이라고 합니다. "이것을 묶을 만한 끄나풀이 없을까?" 할 때의 끄나풀입니다. 그러나 이 '끄나풀'이라는 말은 연줄 또는 연줄이 되는 사람을 이르기도 하고, 남의 앞잡이 노릇하는 사람을 일컫기도 합니다. '일제의 끄나풀' 또는 '형사의 끄나풀' 할 때가 그것입니다. * 대화(부부간) * * 여러분 잠깐만! * '주구(走狗)'라는 한자어와 더 가깝습니다. 주구란 사냥할 때 앞서 달려가는 개를 가리키는 말인데, 이것이 앞잡이란 뜻으로 쓰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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