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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가지 염색법

색깔있는 세상

by 낮부엉이 2006. 9. 8. 1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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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계의 곳곳에는 우리가 미처 발견하지 못하는 아름다운 빛깔들이 숨어있다. 전통염색은 그 갖가지 자연의 빛깔들을 우리의 생활 속으로 끌어들이는 작업이다. 천연 염색을 통해 사람과 자연이 하나가 되는 도리를 경험할 수 있다.

오랜 옛날 염색은 인간의 안위를 위한 주술의 한 방법으로 사용되었다. 또한 염색은 사회가 복잡해짐에 따라 사회적 계급의 차이를 나타내는 방편으로, 종교적 또는 민족적 상징이나 감정의 표현으로 이용되었다. 19세기에 이르러 인공 합성 염료가 만들어지기까지 인간은 식물과 동물 또는 흙으로부터 아름다운 색소를 구하며, 자연과 함께 공존하는 삶의 지혜를 이어왔다.

천연 염색은 햇빛 바람 손놀림 등 자연과 인간의 조화를 통해 빛깔을 만들어 간다. 염액의 농도와 횟수에 따라 그 빛깔도 달라진다. 염액에 담근 하얀 천에 천천히 색이 배어들며 새로운 색으로 깨어나는 것을 바라보는 것. 그것이 바로 염색의 즐거움이다. 그렇게 태어난 천연의 색은 전혀 낯설지 않은 표정으로, 자연스럽게 다가와 우리의 몸과 마음을 편안하게 하는 묘한 힘을 지니고 있다. 자연스러움이 주는 즐거움. 천연염색이 가진 최고의 미덕이다.

오늘날의 염색은 과거와 달리 우리의 미적 욕구를 충족시키고, 삶의 질을 고양하기 위한 측면이 더 크다. 특히 한약재를 이용한 전통 염색은 항균효과 등 인체에 유익한 작용을 하기도 한다. 전통 염색을 응용한 생활한복 등이 널리 선보이고, 어린이와 노인, 피부질환자를 위한 황토내의 등 전통 염색을 이용한 대중적인 제품들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전통 염색의 재료인 염료는 색에 따라 몇가지로 분류하는데, 음양오행사상에 의해 오방색(흑백적청황)을 중심으로 나누어진다. 적색계열은 홍화·꼭두서니·소방목, 청색계열은 쪽·닭의장풀·쥐똥나무, 흑색계열은 대나무잎·버드나무가지·진달래 가지 태운 숯·먹·흑토, 그 외 자색계열은 오배자·자초·오디·포도, 갈색계열은 도토리·상수리·밤·호도 등에서 나온다.

매염제로는 철장, 조반, 명반, 백반, 구연산, 녹반, 청반, 석회, 막걸리, 식초, 현미초, 오미자초, 오매초, 술, 단술, 미음, 아교, 콩즙, 잿물 등이 있다. 잿물의 재료로는 볏짚, 찰벼, 명아주, 콩깍지, 메밀대, 홍화대, 쪽대, 동백나무, 사스레피나무, 뽕나무, 소나무, 다북쑥, 따복대 등이 사용되었다. 요즘은 천연의 매염제와 성분이 같은 화학약재를 사용하기도 한다.

대대로 이어져 온 우리의 전통염색은 일제시대와 6.25전쟁 등 급격한 사회변동을 겪으며 그 맥이 단절되는 듯했으나, 최근 우리 것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증폭되면서 다시 살아나고 있다.

전통 염색은 쪽물 들이기처럼 까다로운 것도 있지만 우리 생활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재료들로도 가능할 정도로 간단하면서도 활용범위가 넓다. 쑥, 양파, 무, 배추, 봉숭아 등의 재료를 이용해 면 종류의 셔츠나 광목, 명주 등 천연섬유에 직접 자연의 색을 물들여 보자.

염색 체험해 보세요

양파 삶으면 노란색

포도 끓이면 보라색



봄이면 산과 들에 지천으로 돋아나는 쑥도 천연 염색의 재료다. 봄에 생 쑥을 뜯어다가 집에서 염색을 하거나, 그 쑥을 말려두었다가 해도 된다. 마른 쑥은 한약방에서도 구할 수 있다. 솥에다 쑥을 담고 쑥분량의 2배정도 넉넉히 물을 붓고 끓여 고운 체에 거른다. 다색성 염료인 쑥은 매염제에 따라 색이 다르게 나타나는데 화학 매염제인 염화일철을 넣으면 고운 회색이, 초산크롬을 넣으면 녹색이 나온다.

봉숭아

어린 시절 손톱을 물들였던 봉숭아에 대한 기억은 누구나 갖고 있을 것이다. 이 봉숭아도 아름다운 빛깔을 내는 염료다. 봄에 봉숭아를 심어, 가을에 꽃대가 만발하면 뿌리채 뽑아 봉숭아의 양과 같은 분량으로 물을 붓고 끓인다. 끓인 염료를 고운 체로 거른 다음 매염제로 주석산을 넣어 속옷 등을 물들이면 누런 황금색이 된다. 봉숭아로 염색한 옷은 알레르기 피부를 가진 이들에게 특히 좋다. 봉숭아는 천연섬유 뿐 아니라 화학섬유에도 염색이 잘되는 염료다.

양파

조리할 때 벗겨 놓은 양파 껍질을 따로 모아서 물을 넣어 끓이거나, 양파를 통째 삶아서 거른 후 매염제로 알루미늄을 넣고 염색하면 양파색 그대로의 노란색이 나온다. 면이나 실크에 염색해 스카프 등 패션 소품으로 사용하면 좋다.

무·배추

무와 배추로도 고운 빛깔을 낼 수 있다. 무와 배추를 솥에 넣고, 매염제로 알류미늄을 적당히 넣어 푹 삶는다. 우러난 염액에 면, 마 등을 넣어 염색하면 고운 옥색이 배어난다.

포도

여름철의 대표적 과일인 포도를 가지고 염색이 가능하다. 먹고 남은 포도껍질을 비닐봉지에 모아 냉장고에 보관했다가 적당량이 되면 물을 붓고 끓인다. 끓인 물에 명반을 넣어 염색하면 보라색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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